소방위 강종서

    7대의 소방차량이 싸이렌을 울리며 위험한 주행을 하여 화재현장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소방관들은 관창을 준비하여 주수준비를 하고, 화점을 찾았으나, 화점이 보이지 않는다. 당황한 소방관들은 주변을 살피기 시작한다. 화점이 보이지 않는다. 결과는 장난전화였다.

    현장을 더 샅샅이 뒤져본 후 20분 후에 다시 소방차량에 오른다. 다들 한숨을 쉰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주행을 하여 현장에 도착했지만, 허무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이미 2014년 6월 19일 이후 5차례나 반복된 장난전화였다. 장난전화를 거는 상대의 목소리는 변했고, 신분도 일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일 장소, 동일한 시간대, 동일한 수법의 신고내용이었다. 이 장난전화로 김천소방서의 차량 1/3 정도가 출동하였고, 소방서 인원 반이 출동하게 되었다.

   그 사이 다른 화재출동이 없어서 추가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간대에 다른 곳에 큰 화재가 났다면 결과는 아찔하기만 하다.

   소방에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있다. 현장에 5분 내에 도착하여 화재진압, 응급처치, 인명구조가 이루어져야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장난전화로 동시간대에 다른 출동이 있었다면 ‘골든타임’은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2014년 상반기 경상북도 119상황실에 의하면 장난전화가 1/2로 줄었다고 한다. 많은 홍보와 더불어 높아진 시민의식이 뒷받침 되었던 결과다. 하지만 장난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장난전화를 건 그 순간, ‘골든타임’은 지키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장난전화로 인한 피해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계속 장난전화를 할 것인가 되묻고 싶다. 필자는 소방관이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허무함이 아니라 누군가를 구했다는 보람을 꼭 느끼고 싶다.


-                                                                                                                     김천소방서 대응2팀 소방위 강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