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편집국장

   현역 시의원 중 비례대표인 서정희 의원을 제외한 16명 전원이 다시 출마할 의사를 밝히고 있고, 지난 선거에서 떨어져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과 새로 시의회에 입성하려는 정치 지망생들을 합하면 현재로서는 대략 34명 정도가 되는 모양이다.

  시의원들이 하는 일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임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은 까닭이라고 여겨진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공자의 답은 먹을 것을 충족시켜 주고 병사를 튼튼히 하며 백성들이 믿게 하는 것이 정치다(足食, 族兵, 民信)라고 말씀하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백성들의 믿음이라고 하셨다. 政治가 正治가 되어야 하는데 征治가 되어 당선되기만 하면 군림하려는 정치인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들도 선거만 끝나면 관심도 없고 감시 역할도 하지 않는다. 기껏 지방 언론들이 지방행정과 지방의회의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독일의 철학자 막스 베버(Max Weber) 는 정치가란 분명히 신념을 가져야 하고 신념윤리적 태도를 가져야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신념윤리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반드시 책임윤리적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신념윤리에 맞는 책임윤리를 가진 사람만이 비로소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란 국민 모두의 관심사이고 모두가 뛰어들어야 할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투표율은 관심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의 질은 국민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성숙한 정치 활동 이전에 국민들이 바른 정치인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선거공보 하나 제대로 챙겨보지 않고 기권을 하거나 정실에 이끌려 아무개나 찍어 놓고 뒷전에 물러앉아 정치꾼들의 흉만 보는 것도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정치가는 Statesman 정치인은 Politician 이라고 하는데 정치꾼은 무엇이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정치꾼들의 특징은 청탁을 잘 하고, 리베이트를 좋아하고, 언론플레이를 잘한다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이번 6.4 선거에서 김천시의회가 정치꾼들로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민들의 책임이다. 민주주의적 체제에서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국민의 신성한 권리와 책임을 포기하는 행위다.

  시의원이 되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첫째로 나는 도덕적인 사람인가를 스스로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修身齊家는 잘 하고 있는가? 세 번째는 직업정치인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이 있으며, 진정성과 실력,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과단성과 통찰력이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시의원이 되고 싶은 욕망에 눈이 어두워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가 재산 날리고, 망신까지 당하고, 나아가서 인생까지 망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돈과 명예를 탐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이라도 출사표를 거두어들이는 길이 올바르게 사는 길이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시의원이 되고 싶어요! 하고 나선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정치 철학도 공부하고 인문학에 대한 기본 소양도 있어야 하고 인간관계에 한해서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선 사람만이 승리할 수 있다. 한 발 물러서면 잘 보인다. 나의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점수를 매겨 보고 낙선 되어도 먹고 살 걱정 없고 한바탕 꿈이라 생각하고 호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자는 출사표를 던져 볼 일이다.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