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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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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
중국의 청나라 시대 사진림 史震林 (1693~1779)의 저술 서청산기 西淸散記 에 ‘한 해에 안타가운 일이 있으니, ‘봄에 난초를 심지 않고, 여름에 연꽃을 감상치 않으며, 가을에 국화를 캐지 않고, 겨울에 매화를 찾지 않음이 그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먹고 살기도 어렵고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시대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나무라겠지만 연말에 한번쯤은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지나간 세월을 성찰하는 일은 앞으로 잘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급급해서 남에게 상처를 주고 타인의 불행위에 자기의 행복을 쌓고자 하는 몰염치한 행위는 없었는가? 남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막말은 하지 않았는가? 내 가족의 안락함과 즐거움을 누리기 위하여 부모님에게 불효를 저지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호소를 듣고도 애써 귀를 막지는 않았는지? 쓸데없는 일에 몸을 피곤하게 만들고 금전을 낭비하면서도 정작 본인과 사회에 득이 되는 곳에는 인색하게 굴지는 않았을까? 자신의 한 해를 돌아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때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후회와 반성은 다르다고 한다. 반성은 후회되는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마음의 각오를 다지는 일이다.
오장 吳莊 (1624 ~?)의 수필집에 ‘ 내가 평생에 잘한 일이라고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이 오십이 되자 지난 사십 구년이 모두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내 호를 지비도인 知非道人 이라고 하였다’ 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은 지나친 겸손이고 사람은 누구나 허물을 지으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30대에서 20대를 돌아보면 그때는 왜 그렇게 철없이 놀았을까 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그래서 10년 마다 철이 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세월이 가면서 모든 면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꾸로 가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값을 못하고 주위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철이 지나면 사람도 철이 들어야 순리대로 사는 사람이다. 철든다는 우리말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세월이 무슨 표시를 하면서 흘러가랴만 인간들이 날을 만들고 요일을 만들고 월을 만들고 해를 만들어 살고 있다. 여담이지만 요일을 만들 때 일주일을 8일로 만들어 월화수 일요일 목금토 일요일로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심사흘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고 상당히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 사흘 정도 일하면 긴장이 풀리고 쉬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는 것이 밝혀져서 군대나 학교에서 수요일 오후에 체육행사를 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싶다면 허물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허물을 줄이는 방법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길이 좋은 방법이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남의 탓 하지 말고 ‘네 탓이로소이다’를 반성의 푯대로 삼아야 한다.
이틀만 지나면 새해가 밝아온다. 내년에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계획을 세워보자.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관리와 가정의 화목을 위한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해진다. 내가 행복하자면 건강해야 한다. 우정관리와 사회적 인맥관계도 점검해보고 직장에서 대접받는 창의적 일꾼이 되자면 어떻게 할지 궁리도 해보자. 독서계획은 어떻게 세울 것이며, 취미생활은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도 해보고 저축은 어느 정도 할 것이며 각자 나름대로 주어진 형편에 따라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서 내년 이만 때에 반성의 자료로 삼아보자. 갑오년 말의 해를 맞이하여 천마의 기상을 품고 한해를 살아가자.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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