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 장애에 대하여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여름철이 되면 분노조절 장애자나 충동조절 장애자들이 일으키는 사건 소식들이 심심찮게 들린다. 분노는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드러내거나, 품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병적으로 분노가 표출될 때 분노조절장애 라고 한다. 예전의 여자들은 분노를 지나치게 억압하여 병이 되기도 하였다. 소위 화병(火病)이라하여 1995년 미국정신의학회에서 Hwa-byung((DSM-IV)이라는 명칭으로 정식으로 표기되고 있다. 예전에는 고부간의 갈등으로 인한 여자들이 화병이 많았지만 지금은 남자들에게도 화병이 생기고 있다.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긴다고 생각하였어나 요즈음은 급성 화병도 있다고 한다. 충동조절장애는 병적인 도박, 절도광, 방화광, 간헐적 폭발장애, 발모광,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등이 있다. 충동조절 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기질적으로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자라난 환경에 의해 생기는 수도 있다고 한다. 부모 중 한사람이 다혈질에다가 억압적인 가정, 아니면 반대로 지나지게 허용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충동조절 장애에 걸리기 쉽다.

    최근 인터넷 검색 1위에 올라갔던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일부에서 양심판사, 소신 판사라고 불리어온 사람이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자동차에 분노를 폭발하여 재물손괴협의로 범법자가 되었다. 층간소음 때문에 열받는 사람의 괴로운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필자도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간에 불화를 일으킨 전력이 있어 누구를 탓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법을 위반하면서 까지 화를 풀었어야 했을까? 명색이 판사라는 사람의 인품이 고작 그 정도라면 도중에 하차하기를 정말 잘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계속 법관의 자리에 있다고 가정해보면 그에게 재판을 받는 사람 중에 억울한 사람이 얼마나 나올까 걱정이 된다. 문제는 이런 인격적 함양미달의 판사가 이정렬 한 사람으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 법조계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이런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 조직 내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걸러낼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교육계를 예를 들자면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개잡듯이 패는 분노절장애 교사가 교장이 되고 정년퇴직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고, 수업이 아니라 교실이 난장판이 되어도 저 혼자 중얼거리는 교사들이 모르긴 몰라도 아직 교육현장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사기업에서는 부적격자들을 사정없이 걸러내는 장치가 잘 되어 있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사생활 문란, 성격장애 등 문제점이 보이면 퇴출하게 된다. 공무원, 공기업 사원들 중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안전망을 만들어 시스템화해야 제 2의 이정렬 판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화를 다스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모임에서 ‘웬만하면 참자’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살면서 분통터지는 일이 한 두 가지겠는가? 자식들이 애를 먹이거나, 못된 이웃이 속을 뒤집거나 아니면 제일 가까운 부부도 속을 상하게 할 때가 있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먼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자. 상대방으로부터 터무니없고 황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 측은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분노조절 능력향상은 남에게 배울 수 없고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피서 방법 중의 하나가 독서삼매이기도 하다. 틱낫한의 ‘화 anger' 경성라인에서 펴낸 ‘화를 다스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등 감정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책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201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