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대한 착각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산다.> 라는 부제가 붙은 허태균의 ⌜가끔은 제 정신⌟이라는 책 속에 독도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독도에 관한 양국의 주장이 하나도 필요 없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독도는 그냥 지금 우리 땅이라는 사실이다. 일본인이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말하면 양심 있는 일본인으로 부르고, 한국인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말하면 용감한 한국인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외치고 강력하게 주장해야만 애국자가 되는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참 잘했다는 편과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까? 라는 편으로 서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더 애국자로 보이고, 조용히 있자는 사람은 덜 애국자인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허태균의 말을 빌리면 우리는 지금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집단 극단화 현상’에 빠져 있다. 역대 대통령 중에 최초의 독도 방문 대통령, 그것도 참모들의 생각이 아니고 대통령 스스로 판단한 생각이라고 자랑(?)까지 하면서 홍보를 한다. 일본 천왕의 한국방문에 대한 발언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정권 말기에 대통령의 존재감을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일까? 독도에 건설하기로 했던 '독도 방파제·과학기지 건설' 은 중단하기로 했다니 앞 ,뒤가 맞지 않는 행보에 어리둥절해 하는 국민도 있다. 국민들이 모르는 깊은 속사정이 있겠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이 가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울릉도와 독도를 함께 묶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받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독도 방파제·과학기지 건설'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 받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방파제와 과학기지 건설이 중단되었으리라는 어림짐작만 할 뿐이다. 경상북도와 경상북도 교육청에서도 독도에 관한 행사를 엄청나게 벌리고 있다. 독도에 관하여 가만히 있으면 애국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언론들이 부추기고 있고 그기에 부응하여 막대한 돈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홍보에 들어가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홍보를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독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될 가망성이 있는 영토분쟁이다. 국제 사법재판소로 가자는 일본의 주장에 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만큼 허약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독도는 우리 땅’ 이라고 외치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한국령이라는 글자를 쓰다듬는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국가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한 영토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는 판국에 느닷없이 독도 문제를 가지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어떤 착각속에 빠져 있는 것일까? 정부도 개인도 가끔은 제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

                                                                                                                2012년 8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