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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합리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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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합리적인가?
삼성경제 연구소(SERI)의 9월 8일자 경영노트의 제목이 <합리적 판단의 암초, 원시인 심리> 인데 크게 세 가지의 원시인 심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첫째는 감정이 우선이고 이성은 나중이고, 둘째는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 따라 하는 것이 안전 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의사결정을 할 때 자기 딴에는 합리적 사고방식으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원시인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인류가 200만 년 전부터 살아왔다고 가정하면 99% 이상의 기간을 수렵과 채취로 삶을 영위해 왔다고 한다. 수렵채취에서 농경사회, 산업화시대, 정보와 시대를 거쳐 지식기반 사회로 변화했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아직도 수렵채취 시대에 살아가던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비합리적인 현상들이 대부분 우리들 속에 작동하고 있는 원시인의 심리작용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언씽킹(unthimking) 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의 심리를 파헤치고 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놀고 있다는 것이다. 일이라는 것이 바로 게임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신규고객을 따냈다고 표현한다. 돈은 트로피이고 일은 게임이 되었다. 마케팅 전략의 대부분이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조상들은 일찍이 인간의 본성을 꿰뚫은 속담을 즐겨 사용해 왔다. 눈앞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현상과 비슷한 속담 중에 ‘잔칫날 잘 먹으려고 사흘 굶을까?’ 라는 말이 있다. 미래가 불확실한 사회에서 우선 먹고 보자는 것이 상책으로 통한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망정 우선 먹고 쓰고 하면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를 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이성 보다 감정을 앞 세워 모든 일을 처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천 KTX 역명 김천(구미)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인생관이 달라 타인의 취향을 가지고 시비를 붙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를 붙이는 것과 ( )를 없애는 것에 어마어마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할 말이 없다. ( )를 빼는 것이 김천의 자존심을 해치는 반시민적인 행위라고 규탄한다면 더 더욱 할 말이 없다. 이미 끝나버린 사건을 화제로 삼는 필자 본인이 감정이 우선이고 이성을 뒷전으로 한 원시인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 그 당시 뚜렷한 가치관과 철학도 없이 남이 장에 가니 거름지고 장에 간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 좋다, 나쁘다 로 판단하지 말고 맞다, 틀리다 로 판단하고, 유쾌하다, 불쾌하다 로 판단하지 말고 옳다, 그르다 로 판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남 따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맹목적으로 남의 뒤만 따라 다니다 보면 주체의식도 없어지고 개인의 발전과 나아가 사회의 발전도 없다. 나는 왜 네가 아닌가? 라는 주체의식으로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난 뒤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관용(Tolerance)이 필요한 시대다. 맹목적인 추종과 관용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주장하는 일이니 나도 따라가야 한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에 얽혀 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겠다. 가만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자기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여러 가지 압력에 이기지 못해 자기생각에 반하는 여론에 손을 들어주는 줏대 없는 시민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남이 장에 간다고 거름지고 장에 가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
201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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