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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 더 똑똑해 보인다?
우리 속담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함함하다는 말은 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 또는 소담하고 탐스럽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뭐라 하건 부모 눈에 자기 자식은 무조건 예뻐 보인다. 이것을 경제용어로 표현하면 보유효과(endowment effect)라고 할 수도 있다. 보유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NIH(Not Invented Here)신드롬(syndrome)이라는 용어도 있다.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그다지 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다.
이번 대구에서 열린 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에 대한 말들이 많다. 만약 이번 시합이 서울에서 열렸다면 어떻게 보도되었을까 궁금하다. 지방에서 하는 세계적인 행사와 서울에서 하는 세계적인 행사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면 이것 역시 보유효과와 NIH 신드롬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내 것이 아니면 별 볼일이 없고 내 고장에서 하는 행사가 아니면 별 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닌지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크 트웨인은 수필 ‘몇 가지 국가적인 바보 행위’에서 미국 사람들이 성능이 좋은 독일 스토브를 사용하지 않고 불편한 미국산 나무스토브를 고집하는 행위를 비꼬고 있다. 에디슨도 직류전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자기부하인 세르비아 출신 테슬라가 교류전기의 중요성을 건의했지만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완전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자신의 아이디어에 비이성적으로 집착하는 잘못을 범했다. 기업들도 아웃 소싱을 해야 할 경우에도 굳이 자기 조직 안에서 해결하려다가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집을 지으려는 목수가 자기에게 맞는 망치는 제 손으로 만든 망치라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며 망치를 만든다고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제주도의 올레길 과 강원도의 바우길은 민간이 주도가 되어 하는 사업이다. 처음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비협조로 마찰을 많이 빚었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벌이는 사업만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없어져야 하는 폐단이다. 요즈음 공무원은 상당히 진취적이고 혁신적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복지부동의 자세로 예전에 하는 방식으로 올해도 내년에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 외부의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배척하고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은 겸허한 자세로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자신감의 착각에 빠져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PFE(Proudly Found Elsewhere) 라는 말이 있다. 다른 곳에서 지식과 아이디어를 찾아내 좋은 성과를 낸 것에 자부심을 갖자는 말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과도 일맥상통 한다고 할 수 있다. 나의 것과 와 너의 것을 구별하지 말고 좋은 것은 좋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정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프로젝트들도 외부의 다양하고 가치 있는 의견들을 받아들여 NIH 신드롬 현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20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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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5.2 목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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