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 통 폐합에 관하여

    농촌인구의 격감으로 소규모 학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초등학교는 이미 통폐합 문제가 거의 마무리 되었고 경북에도 폐교된 초등학교가 많이 생겼다. 중학교도 10 여년 전부터 폐교 및 통폐합이 시작되었다. 통폐합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필자는 30년 전 구성중학교에 근무할 당시 농어촌 미니학교 통폐합에 관하여 문교부에 공무원 제안을 제출한바 있다. 구성초등, 양각초등, 금평초등, 대성초등을 통합하여 구성초등 하나만 남긴다는 내용이었다. 교대가 2년제에서 4년제로 바뀌는 시점이라 교원 수급문제에도 도움이 되는 제안이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그런데 필자가 제안한 내용과 똑 같은 내용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교육부에 질의하였더니 담당자에게 교육부 사업으로 이미 예정되어 있던 사업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경상북도 교육청 직원이 구성 중학교에 실사를 나와 진학예정인원 등을 조사하였다. 그 후로 부항면에 있는 대야초등, 구성면에 있는 금평초등 학생들을 스쿨버스로 통학시키더니 두 학교 다 폐교조치를 취하였다. 그 당시 주민들의 반대는 쉽게 묵살 된 것으로 짐작이 된다. 대야는 부항초등으로 금평은 과곡으로 통합되었다. 그 시점에서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였다면 교육의 질도 높아졌을 것이고 경제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지금하고 있는 많은 고민들이 일찍 해결되었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지례중학교 구성분교장에서 학부형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폐교에 관한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경제 논리로 본다면 10년 전에 폐교했어야 할 학교다. 교육 당국이 제시하는 내용의 핵심은 많은 돈을 투자하여 해당 학생이 졸업할 때 까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본교인 지례중 보다 구성분교장의 학생이 많으면 본교를 폐교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통폐합에 관한 감을 잡지 못하는 학부형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나오던지 그 중심에는 학생이 있어야 한다. 농어촌 학생들은 출발부터 불리한 입장에 서 있는데 공교육마저 부실하게 이루어진다면 국가가 학생들을 홀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증산중, 대덕중, 지례중, 부항중,구성중 지례 5개면 학생들을 다 합하여도 한 학년에 한 학급이 될까 말까한 수준에서 구차하게 먼저 구성분교장부터 폐교하고 다음에 또 어느 학교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교육당국의 자세가 못마땅하다. 이번 기회에 차라리 위에 언급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학부형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김천상고(구 지례고)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학부형들이 통합에 반대한다면 지례중 말고 다른 학교에 기숙형 중학교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구성초등에 초현대식친환경 중학교를 짓는 방법도 있다. 김천시내에 있는 중학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학부형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중학생 정도면 기숙사 생활을 감당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인성교육을 확실히 하고 실습지를 활용한 노작학습을 통하여 근로정신까지 함양해 준다면 이 학생들이 졸업해서 우리나라 농촌을 든든히 받쳐주는 기둥이 될 것이다.
                                                                                                                                                     201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