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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성호(三人成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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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삼인성호(三人成虎)
삼인성호(三人成虎)는 한비자(韓非子)와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내용으로 근거 없는 조언비어(造言蜚語)도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고사이다.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는 외교 관례상 조(趙)나라에 인질로 태자와 그의 수행원을 보내야만 했는데 태자의 수행원으로 방총(龐蔥)이 선발되었다. 떠나기 전에 혜왕을 알현하고 왕과 대화를 나누었다. 왕에게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왕은 처음에 한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지 않을 것이고, 두 사람이 말하면 반신반의할 것이나 세 사람이 와서 똑같은 말을 하면 믿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방총은 자기가 떠난 후에 자기를 모함하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신신당부하고 떠났으나 결국 돌아오지 못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1970년대는 선거철이 되면 온갖 마타도어(matador 흑색선전)와 ‘카더라방송’ 같은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유비통신이라는 말도 그때 생겨난 신조어다. 그 당시는 사실 무근의 이야기를 만들어 상대방을 모략하는 정치꾼들이 많았다. 그 시절에 비해 유권자의 수준도 높아졌고 정치인들도 의식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그런 작태의 흔적들이 조금은 남아 있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지금 김천에서는 내년 선거에 나오려고 하는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과 시기에 적절치 않는 신문보도 등도 보인다. 오죽하면 선거에 나오려면 3대가 욕볼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와야 한다는 말이 생겼을까? 시민들 대다수는 생업에 골몰하여 선거에 별 관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선거 분위기를 펌프질하는 언론매체들도 있다. 누구를 위한 보도인지 금방 짐작이 가는 내용도 있고 조금 생각해보면 아하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내용도 있다. 상대방이 루머(rumor)에 휘말리도록 해서 아예 출마를 포기하도록 싹을 싹 잘라버리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자기 뜻대로만 되겠는가? 천망 회회 소이불루(天網 恢恢 疎而不漏) 라는 말이 있다. 하늘의 망은 엉성한 것 같지만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내용이다. 용케 빠져나간 것 같지만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교육현장에서 회자되는 말 중에 ‘교육의 질(質 )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라는 말이있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의 질은 유권자의 질을 넘을 수 없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어 올바른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의 어록 중에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앞 뒤 어구가 없어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수긍이 되지 않는 발언이다. 내 기억에도 말 바꾸기를 여러 번한 대통령이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정치인은 퇴출되어야 한다. 남의 말을 좋게 하자는 캠페인을 다시 벌려야 할 시점이다. 정정당당 멋진 페어플레이를 기대해 본다. 조작되거나 거친 반칙에 의해 승리를 얻으려는 자를 가려내어 응징을 해야 할 사람들이 부화뇌동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깨어있는 자만이 도독을 막을 수 있다. 지금은 다만 묵묵히 지켜볼 때다. 말을 옮기거나 말을 부풀려 오해와 불신의 씨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때가 되면 지혜로운 선택으로 여러분의 힘을 보여주자.
2011. 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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