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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를 회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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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6.25를 회상하며
오늘은 6.25사변 61년째가 되는 날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6.25 전쟁이라고 하지 않고 6.25 사변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 당시 필자는 왜관에 살고 있어서 전쟁의 희미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에 뒤져보니 8월 3일에 왜관읍에 소개령(疏開令)이 내린 것으로 되어 있다. 철교가 폭파되고 오후에 강가에 나가니 성주 쪽에서 탱크와 인민군들이 다람쥐 재를 넘어 왜관 쪽으로 오다가 강가에 있는 과수원 안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약목에서 왜관으로 오는 도로에는 탱크도 인민군도 보이지 않았다. 왜관 철교 남쪽에는 군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기관총과 박격포를 10여문 정도 설치하더니 인민군이 있는 쪽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사격 개시 처음에는 강 건너에 있는 바위에 맞아 불꽃이 튀는 것이 보이다가 사격을 계속하니 강 한가운데 있는 모래밭에 총알이 떨어졌다. 북한군은 전혀 응사를 하지 않고 연기만 모락모락 피워 오르는 것이 아마 밥을 지었던 모양 같다. 실탄을 있는 대로 다 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모두 트럭을 타고 가버렸다. 우리 식구들도 트럭을 타고 피난을 갔는데 신동재를 넘었는지 아니면 가산 다부동 쪽을 넘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대구 팔달교에 들어서니 미군탱크가 다리 밑에 일렬로 쪽 늘어서 있었다. 대구 피난 시절은 어느 동네인지 기억에 없고 비행기에서 뿌리는 삐라를 열심히 줍던 기억만 난다. 종이가 귀한 시절이라 삐라는 어린 아이들이 딱지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종이였다.
대구에서 3개월 정도 피난시절을 끝내고 돌아오니 왜관읍 내에는 성한 집이 몇 집 없고 불탔거나 부서진 집이 많았다. 미군들이 왜관 철교를 복구하고 철교를 경비하는 부대가 왜관에 주둔했다. 어른들이 전하는 얘기에 의하면 미군들이 행패가 조금 지나쳐 국무총리를 지낸 신현확씨가 영어로 연설을 하여 그들을 감복시켜 행패가 없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철교와 기차 터널에는 탄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강변으로 돌아다니면서 탄피를 줍고 실탄도 주었다. 실탄을 돌로 탁탁 쳐서 총알을 빼면 화약이 나왔다. 검은 화약을 모아 한 군데 모아 놓고 그 속에 실탄을 넣고 불을 지르면 실탄이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튀었다. 지금 생각하면 목숨을 내 건 위험한 놀이들을 많이 했다. 자고산이라고 아군이 진지를 구축했던 곳에 올라가면 군화가 하늘을 보고 있어 잡아당기면 다리뼈가 나왔다. 강가 모래밭에서 조개를 잡다가 지뢰를 건드려 죽는 친구도 있었다. 한 친구는 철교 밑에서 주은 지뢰를 가지고 돌로 치다가 몸이 산산 조각이 나 시체도 찾지 못하였다. 매일 하는 것이 큰 아이들 따라다니며 전쟁놀이를 했다. " 양양 앞길을 바라보면서 어깨에 총을 메고…" “ 동이 터는 새벽꿈에 고향을 보며 ….” 등 의미도 모르면서 군가를 동요처럼 부르고 다녔다.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신작로로 미군들이 차를 타고 북으로 올라갔다. 기차로 탱크나 자동차를 싣고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미군들이 가끔 먹을 것을 던져 주면 우 몰려가서 서로 주우려고 쟁탈전을 벌렸다. 전쟁이 끝나고 왜관 상이군인 폭동 사건이 있었는데 상이군인들이 순경을 붙잡아 강가에서 몽둥이와 쇠로된 의수(갈고리)로 때려죽이는 것을 보았다. 인터넷에 뒤져보니 왜관 상이군인 폭동에 대한 자료는 딱 하나만 보이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긴 찾았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서장은 오포( 12시에 부는 싸이렌) 부는 돌탑이 있었는데 그 속에 숨어서 목숨을 건졌다. 어린 나이에 사람 때려죽이는 장면을 목격했으니 정신외상이 엄청 심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그날 저녁 헌병들이 대구에서 버스를 타고 와서 폭도들을 거의 다 잡고 일부는 약목으로 도망간 것으로 기억된다. 빨갱이들이 상이군경들을 꼬드겨서 일어난 사건이다.
억울하게 죽은 수많은 혼령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 그들이 우리가 하는 꼬락서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6.25가 우리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걱정이 된다. 목숨을 걸고 싸운 국군장병과 경찰들, 16개 참전국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우리 곁에는 모습만 바꾼 좌익들이 준동을 하고 있다. 빨치산을 찬양하는 교사가 있고, 미군 탱크의 교통사고를 반미로 몰아가 촛불시위를 일으키는 무리들이 호시탐탐 우리 사회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6.25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언제 어디서 공산주의들이 미쳐 날뛸지 모르는 세상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20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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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7 토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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