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깨진 유리창 법칙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 Theory)은 1969년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했던 실험에서 얻어진 법칙이다.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두 대의 차량에 보닛을 열어둔 채로 세워두고, 그 중 한대는 고의로 창문을 깨트린 채 1주일간 방치하고 지켜보았다. 창문을 깨고 안 깨고의 차이만 두었을 뿐 두 대 모두 보닛을 열어두었는데 일주일이 지나자 두 대의 차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창문을 깨지 않은 차는 보닛만 열어진 채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창문을 깨고 보닛을 열어둔 차는 배터리도 없어지고 타이어도 없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낙서와 투기 등 파괴가 이루어 졌고 그냥 고철 덩어리의 차가 되어 버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속담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하찮은 것, 작고 사소한 것, 잘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인식하며 그 인식으로 인해 관공서나 기업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된다. 1%의 사소한 실수는 100-1=99가 아니라 0 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전체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을 예방하고 수리할 수 있다면 100+1=200도 가능해 진다. 

    이번 KTX 탈선 사고가 선로전환기 콘트롤 박스에 있는 노후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너트 하나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서 일어난 인재로 밝혀졌다. 1986년 미국의 왕복우주선 첼린저호 폭발 사건도 오링(O-ring)이 추운 날씨에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일어난 참사라고 한다. 공학자들이 발사 연기를 요청했어나 발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무시하고 발사를 강행한 탓이라고 한다. 가장 심각한 깨진 유리창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관공서에서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한 사람의 불친절이 그 기관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타지에서 김천을 들리는 사람들의 얘기가 김천은 깨끗하고 조경이 잘 되어 있다는 칭찬의 말과 함께 상인들의 불친절도 함께 꼽는다. 민원업무를 맡는 공무원들도 예전에 비하면 엄청 친절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민도가 높아져 대부분의 상인들도 상냥하고 서비스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그 중에는 아직도 예전의 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사람들이 많다. 김천이 관광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자면 상인들의 친절교육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특히 음식점이나 가게에서 종업원들의 불친절은 정내미가 뚝 떨어질 정도다. 김천에 사는 친절 기대치가 낮은 사람이 느끼기에도 불쾌할 정도인데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느끼는 불쾌감은 대단하리라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은 내가 맡은 부서의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하여 깨진 유리창이 없는지? 부하 직원 중에 깨진 유리창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없는지? 점검하고 미리 예방하여 연초에 세운 계획들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고장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시장을 비롯한 전 공무원이 합심하여 기민하고 철저한 방역사업이 주효한 탓이라고 본다. 시의원들도 추운 날씨에 방역소독에 일조를 가하여 선량으로서 모범을 보였다. 기업들도 비즈니스 목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들, 회사 정책을 따르지 않는 직원들, 일반적인 기준 이상을 추구하지 않는 직원들은 깨진 유리창이다. 그들이 기업을 침몰시키기 전에 하선을 명령해야 한다. 아무리 논쟁해도 고객은 자신이 옳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 두 가지는 `죄송합니다`와 `어떻게 도와드릴까요?`이다.

    신종 전염병, "근무 태만 바이러스" .직원들의 부적절한 업무 수행을 방치한다면, 즉 깨진 유리창이 사람들이라면, 바이러스처럼 다른 직원들에게도 전염된다. 형사범죄학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떠올려 보라. 무임승차, 낙서, 구걸 같은 경범죄를 내버려 둔다면 다른 강력범죄도 용납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마찬가지로 비효율적이고, 무관심하고, 나태한 직원 한 명을 그냥 두면 회사가 그러한 행동을 용납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침묵은 동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은 무능력하고 게으른 직원을 모방하게 된다. 헌신적인 직원이 모범이 되지 못한다. 건강한 사람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면 바이러스에 전염된다. 결국 모든 직원들에게 "근무 태만 바이러스"가 전파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깨어진 유리창이 사람이든 설비이든 시스템이든 발견되는 즉시 교체하고 수리해야 건전하고 살기 좋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 개인들도 자기의 깨진 유리창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나 깨진 유리창을 갖고 있다. 실망할 필요가 없다. 깨진 유리창의 수리와 예방은 인생에 있어서 반드시 통과해야할 과정이며, 가능한 빨리 개선한다면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내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2011.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