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는 대통령 출마한다고 깝죽거리다가 사퇴하는 등의 행각으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지만 한 때에는 강남 룸쌀롱 마담들에게 장세동씨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한다.
전통全統이 자리에서 물러나 청문회에 불려 다니며 곤욕을 치르고 있을 때에 그의 밑에서 온갖 단물을 빨아먹던 부하들이 모두들 외면하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그 이유야 모르겠지만) 한결같은 충성심을 보이던 이가 그였다
<철새는 날아가고 새똥(장세동)만 남았다>는 말이 유행한 것도 그 시기였다
술 자리에서 나도 장세동같은 수하 하나 있었으면... 하는 남자들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던 전통이었다
어쨌든 장세동의 존재로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다시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격은 다르겠지만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보며 '노통盧統도 참 괜찮은 측근 한 사람 두었구나' 하는 생각이 났다. 문재인은 노통의 오랜 지기였다.같이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한 동업자였는데 동업이라는 이것이 참 어렵다 . 잘 되면 서로 많이 가져 가려고, 안 되면 서로 적게 손해보려고 싸움이 일어난다 .심지어 형제 간에도 어려운 것이 동업이다 . 그러나 두 사람은 무난하게 동업관계를 이어 왔다 .문재인을 아는 사람들은 만일 노통이 정치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문재인도 정치판에 얼굴을 내미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노통이 정치판에 뛰어 들면서, 특히 대통령이 되면서 문재인도 타의에 의하여 아니면 숙명적으로 청와대로 입성을 하게 되었다. 노통의 386 측근들은 문재인에게 부산으로 내려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라고 종용하였지만 그는 정치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며 고사했다. 당시 문재인이 출마를 하였더라면 모르긴 해도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엇을 것이다 . 그러나 노통이 탄핵위기에 몰렸을 때에 자리에서 물러나 해외여행 중이던 그는 급거 귀국하여 변호인단을 앞서 꾸렸고 이번에 노통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을 때에도 동석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노통도 문재인을 가리켜 '권세와 물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니 그 인물됨을 알 만하다

노통의 측근치고 박연차에게 돈(시중에서는 이를 '연차수당'이라고 한다)을 받아 먹지 않은 이가 없었다고 하는데 문재인이 돈으로 문제가 된 적은 아직 없다 . 오히려 문재인은 부산 지역으로 부임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박연차라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귀뜀을 하였단다 .
그런 문재인은 노통에 대한 예상 밖의 조문과 추모 열기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신문에 난 글을 인용한다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것이 전부 노대통령에 대한 애정이나 지지 표현으로 보기에는...
그렇다면 불과 얼마 전까지 비난 일색이었던 싸늘했던 민심은 무엇이었는지...
우선은 두 가지가 복합된 것 같다. 첫째는 이 분이 목숨을 버린 다음에야...공감과 안타까움, 자책이 있었던 것 같고 두번 째는 ...정치 현실에 대한 분노가 있었던 것 같다. 노통의 또다른 측근이었던 안희정이 내뱉은 '이통李統, 검찰, 조중동, 이것이 당신들이 바라던 결과입니까?'라는 말과는 참 대비가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나는 1984년 경에 문재인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같이 대학원에 다니던 친한 선배가 자기 문중의 송사를 문재인 변호사에게 맡겼는데(선배와 문재인은 경희대 동문이었다) 같이 가 보자고 하여 문재인 변호사 사무소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노통과 같이 사무실을 쓰고 있던데 노통은 한창 인권변호사 한다고 바빴던 시절이라 사무실에는 없었다. 그 때 참 신중하고 점잖은 양반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 : 이인구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