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에서 일을 하면서 주례사를 들을 기회가 자주 생긴다. 주례사대로만 살면 이혼 같은 일은 거의 생기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서로 사랑하는 신랑 신부가 왜 헤어지게 될까?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끝까지 우정을 나누는 경우도 많지만 간혹 서로 토라지는 경우도 있다. 사랑과 우정이 중간에서 깨어지는 이유는 케이스 마다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 본다.

첫째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기대감을 가지고 바라보다가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대방을 비난하게 된다.

둘째는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집착을 하는 경우다. 집착이 바로 사랑이라고 혼동하고 상대방을 얽어매는 경우 다른 쪽은 질식하게 마련이다.

셋째는 성장과정에서 생긴 나의 결핍된 부분을 상대방으로부터 채우기 위하여 사랑과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우다.

넷째는 성장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상대방이 치유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충족되지 않을 때 파탄이 온다.

다섯째는 상대방을 통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들어내는 경우다. 두 사람 사이의 은밀한 관계를 공개하는 경우 상대방은 곤혹스러워진다. 

사랑과 우정은 본질적으로 두 사람 사이의 특별한 인간관계라는 전제 하에서 살펴보았다. 더 이상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면은 나의 능력을 벗어나는 영역임으로 논하지 않기로 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사랑과 우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위의 다섯 가지 걸림돌에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상대방을 존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가장 고결한 것은 가장 평범한 것에 깃들어 있고, 가장 어려운 것은 가장 쉬운 것에서 나온다.” 는 중국의 속담이 있다. 사랑과 우정 같은 고결한 것도 평범한 일상의 인간관계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에게 ‘특별한 누군가’가 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사랑과 우정을 지키는 지혜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이를 지키지 못하는 나는 영원한 ‘바담풍 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