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생가
 
                                                                                          글  이인구 변호사

  법정스님의 생가가 우수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 나섰다우수영은 행정명으로는 해남 문내면 선두리다 자료에 생가 번지가 나와 있어 내비로 찾아갔더니 바로 생가 앞까지 안내해 준다 길 가, 섀시 문이 달린 초라한 집에 <법정스님 생가터>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원래 이 곳은 법정의 숙부가 선표船票를 팔던 곳이라 한다

대문은 잠겨 있었는데 마당을 지나 꽃밭이 있는 곳이 법정이 살던 초가였다고 한다 지금은 헐렸다 법정의 아버지는 법정이 2-3살 무렵 폐가 좋지 않아 사망하고 법정은 할머니, 어머니와 숙부 가족과 함께 살았다고 한다

 생가에서 바로 바다가 보이지는 않지만 골목길을 나오면 바로 바다가 펼쳐져 있다  진도가 지척이다

법정이 다니던 우수영초등학교는 생가와 가까이 있는데 지금은 폐교되고 초등학교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운동장 한 켠에 법정의 사진과 함께 추모 단壇이 설치되어 있다 우수영초등학교 25회 졸업생이라는 글과 함께 본명인 박재철이 기재되어 있다

 숙부는 선표를 팔며 살았는데 그다지 넉넉하지는 않았던지 법정이 목포에서 상업중학교를 다닐 때에 학자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였다고 한다

 나중에 숙부는 법정의 어머니가 목포시 대성동에 조그만 집을 사도록 도와 주었고 법정 어머니는 우수영에서 목포로 진학한 학생들을 상대로 하숙을 쳤다

 법정이 머물던 방에 학생 둘을 받아 법정과 셋이서 지냈다고 하니 집이 아주 작았던 모양이다

 법정이 다니던 목포상업중학교는 6년제였는데 나중 목포상대가 생기는 바람에 법정은 이 대학에 3년 다닌 모양이다

 목포상대는 나중에 전남대 상대의 전신前身이 되었는데 일부 자료에 법정이 전남대 상대에 다닌 것으로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법정은 광주에서 전남대에 다닌 적은 없고 목포에서 목포상대에 몇 년 다닌 것이다 그나마 학비가 없어 졸업은 하지 못하였다

 법정은 목포 정혜원이라는 절을 자주 다니며 당시 승려였던 고은과 만나 불교에 관한 얘기를 자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삭발출가는 서울 조계사에서 효봉스님을 만나 이루어졌다고 한다

 법정스님 생전에 불일암에서 한번 뵌 적이 있다 스님 글을 빠짐없이 읽다가 생가와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았더니 그의 체취가 묻어있는 것 같아 가슴뭉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