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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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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구 변호사 |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절에 가면 부처님께 절하고 교회나 성당에 가면 예수님께 기도한다
모두 훌륭하신 분이고 인류의 영적인 지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경 중에서도 구약은 두껍고 내용도 복잡하고 문장도 화려체에 만연체라 읽기 쉽지 않다 부분부분은 읽어 보았지만 통독은 아직 못했다
위 책은 역사학자인 김호동 교수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본 구약을 쓴 것인데 구약을 역사서로 읽은 나에게는 아주 구미에 맞는 책이어서 잠을 아껴가며 읽었다(참고로 김호동 교수는 예수교 신자라고 한다)
위 책은 아브라함부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그 이전의 아담, 가인, 노아와 같은 설화적인 인물과는 달리 아브라함은 우르, 하란, 가나안, 이집트 등 구체적인 공간을 무대로 활동한 사람이라 실존인물일 개연성이 높다고 한다
아브라함의 고향은 오늘의 이라크에 있었던 <우르>다. 거기에서 오늘의 터키에 있는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갔다 아브라함의 가나안 행은 BC1,900년 경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우리 나라 고구려가 BC37년, 백제가 BC18년, 신라가 BC57년에 건국되었다니 비교가 된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 손자 야곱을 거쳐 이스라엘 12지파의 뿌리가 되는 야곱의 12아들, 그 중 막내인 요셉의 이집트행, 모세의 이집트 탈출, 모세의 후계자 여후수아의 인도로 가나안으로 정착하는 과정이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다 가나안에 정착한 12지파는 부족별로 땅을 나누어 각기 살아간다
부족의 우두머리는 사사(士師)로 번역되어 있는데 이는 중국에서 성경이 번역되면서 중국의 벼슬이름으로 표시되었고 뜻은 재판관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지도자이고 구약에 나오는 사사는 12명인데 삼손과 드보라가 유명하다 12명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마지막 사사로 사무엘이 꼽힌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의 적들에 대항하려니 부족이 뭉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왕을 세우는데 첫째가 사울, 둘째가 다윗, 셋째가 솔로몬이다 다윗부터 도읍을 예루살렘으로 정하였다 솔로몬의 영화를 끝으로 유대민족은 남쪽의 유다왕국과 북쪽의 이스라엘왕국으로 쪼개진다(BC970) 남쪽은 솔로몬의 핏줄이 왕위를 차지하고 북쪽의 왕은 솔로몬의 신하였다
북쪽 이스라엘(수도;사마리아)은 일찍부터 우상숭배로 타락을 거듭하다가 BC722년에 앗시리아에 의하여 멸망한다 이스라엘왕국에서 활동한 선지자가 여럿 있는데 대표선수가 엘리야다 앗시리아는 유대민족을 각지로 흩어버리고 자신들의 백성을 사마리아로 많이 이주시켰다 자연히 혼혈이 이루어졌고 신앙에서 멀어져 南의 유다왕국으로부터 멸시를 받았다
나중에 신약에서 선한 사마리아人의 비유가 나오는데 그 전에는 사마리아人들이 얼마나 멸시를 당하였는지 알 수 있다 南의 유대왕국도 선지자 이사야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타락을 거듭하다가 바빌론제국에 의하여 멸망당하였다(BC586) 솔로몬이 세운 성전은 불타고 언약궤는 행방불명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북의 이스라엘보다 150년 정도 더 버틴 셈이었다
바빌론제국은 유대민족을 바빌론까지 끌고 갔다. 유명한 바빌론 유수(幽囚)다. 유수는 '잡아가둔다'는 뜻
이 무렵, 선지자 예레미야는 유대왕국의 종말을 눈물로 예언하였고 선지자 에스겔은 바빌론에서도 희망을 전하였다 바빌론은 새로 흥기한 페르시아에 의하여 멸망한다(BC539)
페르시아는 광대한 영역을 다스리려다 보니 다양한 민족들 고유의 신앙을 용인하려는 정책으로 유대민족의 귀환과 그들의 신앙을 인정해 주게 된다 이에 따라 귀환한 유대인들에 의하여 성전이 재건축된다
그러나 독립국은 아니고 아직 페르시아 속민 신세. 페르시아가 망하고도 알렉산더 시대를 거쳐 나중에 로마가 지배하던 시절(BC63-)에 예수님이 탄생하는 것이다
위 책을 읽어보니 지도와 도표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해하기가 쉽게 되어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설파하였듯이 역사와 지리는 동전의 양면이다 지리는 공간이고 역사는 시간이다. 공간(지도)을 제시하지 않고 시간(역사)만 설명해 보았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도망다닌 경로를 지도로 표시해주고 유대민족이 바빌론으로 잡혀간 경로도 지도로 설명해 주니 이해가 빠르다 그리고 유대민족은 기록에 철저한 사람들이다 우리가 아직 역사가 무엇인지도, 기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깊은 잠 속에 빠져 있었던 시간에도 그들은 기록을 남겼다
아울러 그들은 언로言路를 열어 두었던 사람들이었다 선지자들이 왕에게 저주에 가깝도록 심한 말을 하여도 죽이지 않았다 최근 언로가 막혀 나라가 암담하였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경탄할 만한 사실이다
전성기인 솔로몬 시절에도 유대민족의 영토는 2만 평방킬로를 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상북도 만한 영토다 그런 민족이 이런 <역사서>를 남겼다는 사실에 놀랄 만하다
구약의 줄거리를 신앙과는 무관하더라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감히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인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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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7 토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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