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나고 두 곳의 교육감 선거도 막이 내렸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이번 선거에도 적용되었는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선거의 열기가 가라앉기가 무섭게 돼지독감(SI)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았다. 어지러운 세상사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절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시가지의 이팝나무가 싱그러운 모습으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고성산과 덕대산 그리고 황악산이 한결 푸르러졌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요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1일 노동자의 날, 2일 부처님 오신 날,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19일 발명의 날, 20일 세계인의 날, 21일 부부의 날 25일 방재의 날, 31일 바다의 날이다. 한 달의 3분의 1정도가 무슨 무슨 날로 되어 있다. 예전 같으면 큰 명절로 여길 단오절도 들어 있다.

오월은 나이와 주어진 신분의 위치에 따라 어려운 살림살이에 경제적 지출을 감내해야할 사람도 많은 달이다. 자녀들과 부모님, 그리고 스승까지 챙겨야 할 삼중고(?)에 시달리는 사람도 꽤 많으리라고 짐작된다. 이왕 챙겨야 할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경제가 어려우면 인심도 사나워지게 마련이지만 인간다움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형편이 어려우면 따뜻한 마음으로 안부 전화라도 올리도록 하자.

하 많은 날 중에서 부부의 날이 생소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올해가 4회가 된다고 한다.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는 법이다. 가정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부부가 바로 서야 한다. 부부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부부 각자가 바로 서야한다. 부부 각자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고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진부한 얘기 같지만 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오늘날에도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옛 선현이 왜 修身이라고 했을까? 修心이라고 하지 않고 왜 몸신 자를 썼을까? 여기에서 身은 꼭 몸만을 가르키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몸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고 하지 않는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은 부부지간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연히 자녀교육도 잘 할 것이고 가정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가정은 우리 사회의 세포 조직이다. 세포가 건강하면 암이 생길 리가 없다. 가정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곳이다.

청자(靑磁) 빛 하늘이 /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노천명의 시 푸른 오월 중에서) 는 계절이다. 자연도 예전과 같지 아니하지만 아직은 경이롭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푸른 오월을 맞이하여 나의 가정도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