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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문화 모티길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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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문화 모티길에 대하여
2000년 전에 만들어진 산티아고 순례길은 지구촌의 많은 도보 여행가들에 사랑을 받고 있는 길이다. 근래에 우리나라에도 제주도의 올레길에 관한 붐이 일어나 내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부 또는 가족들이 함께 다녀오는 것을 보았다. 길은 동물들이 이동하기 위해 지나다니면 자연스레 생기게 마련이다. 요즈음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길이 훨씬 많아졌다.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냄비근성에 의해 지방자치 단체마다 길 만들어 내기에 정신이 없다. 그냥 있는 길에 다니면 되고 좋은 곳이 있으면 이웃에 소개하면 될 것을 꼭 무슨 이름을 만들어 붙여야 속이 시원한 모양이다. 문경에 있는 하늘재 넘어가는 길은 선전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문경 새재 길을 비롯하여 전국에는 이미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수없이 많다. 야단스럽게 제주도 올레길을 다녀와야 직성이 풀리고 새로운 길을 뚫어야 속이 시원한가?
김천시에서도 “김천 모티길” 이란 상품으로 ‘수도녹색숲 모티길’ 과 ‘직지문화 모티길’ 을 내 놓았다. 대구 매일 신문에 특집으로 다루어져 호사가들은 벌써 다녀간 사람도 꽤 되는 모양이다. 20여 년 전에 직장 동료들과 달밤에 공자동에서 방하재를 넘어 직지초등학교로 내려온 적이 있었다. 술을 마신 탓도 있었겠지만 아름다운 길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이번에 새로 만든 길은 방하재에서 방향을 꺽어 돌모마을을 지나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다. 본인이 걸어본 이번 코스는 돌모마을 근처에서 실망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부 관광객들에게 욕 얻어먹기 알맞은 코스다. 누군가 답은 현장에 있다고 하더니만 시정의 고위 관계자가 직접 현장을 답사했다면 팜프렛까지 만들어 돌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직지문화 모티길’도 괜찮은 길이라고 항변하면 할 말이 없다. 다시 주어 담을 수도 없고 김천 시민의 한 사람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밀고 나가기는 나가야 하는데 모양새가 영 좋지 않다. 인공적인 것은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쉽게 능가할 수 없다. 방하치의 녹색체험과 돌모의 농촌체험을 겸한 더군다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멋진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삭막하고 울퉁불퉁한 산판길이 모든 것을 망쳤다. 사업에 있어 100-1은 99가 아니고 100-1=0이 되는 수도 있다. 앞으로 잘 가꾸어 나가면 좋은 길이 되리라고 믿고 싶다. 차라리 방하재에서 예전 길을 따라 그대로 공자동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고수하고 주위를 보완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관광객들은 필요하면 콜택시를 부르거나 자기 나름대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을 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십 여 년 전에 가본 ‘수도녹색숲 모티길’은 수도리에서 계곡을 건너 원황점으로 돌아오는 예전 길 그대로라면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외지에 사는 내 주위의 친구들은 1박 2일 예정으로 다녀갈 생각을 하고 있다. 하루 만에 충분한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느림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시간이 나면 ‘수도 녹색숲 모티길’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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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5.2 목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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