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구 변호사

  오늘 신문을 보니 영화 <러브 스토리>에 나왔던 남녀 주인공인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가 46년 만에 영화를 찍은 장소인 하버드대학에서 만난 사진이 실렸네

  영화를 찍은 해는 1970년이라는데 내가 대구의 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것은 1973년, 고1때였다
영화 속의 대사인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는 모두가 따라 외우던 것이었고 영어공부를 핑계로 원문판 <love story>를 구입하여 사전을 뒤져가며 읽어 내리려고 애를 쓴 기억이 새롭다

  두 사람이 눈 덮힌 센트럴 파크를 뛰어 가는 장면에 나오던 <snow frolic>이라는 음악은 요즘도 눈 내리는 날이면 찾아 듣는 곡이다

  46년의 시간은 두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20대의 대학생을 연기한 두 사람은 당시 이미 둘 다 기혼자였다고 하네(이런..) 실제 나이는 여자 쪽이 두 살 더 많고..
2시간도 못 되는 영화 속에서야 순애보도 그릴 수 있고 죽을 수도 있지만 실제 삶은 그만큼 짧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실제의 라이언 오닐은 영화에서와는 달리 바람둥이로 유명했다고 한다 2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치며 얻은 악명은 그가 진실로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파라 포셋>이라는 여자와 결혼하는데 결정적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남자와 결혼했던 <파라 포셋>이 이혼하자 다시 대시하여 죽을 때까지 그녀의 곁을 지켰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러브 스토리'의 실제 주인공이 된 셈이다 그는 영화에서와는 달리 그 자신이 백혈병을 앓았고 지금은 전립선암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네.. 알리 맥그로우도 그 후 다른 영화를 찍으면서 알게 된 배우(스티브 맥퀸)와 바람이 나서 남편을 차 버린 용감한 여자였다고 한다

  그런 두 사람은 이제 와서 영화를 찍을 당시 두 사람 사이에 <화학 반응>이 있었다고 실토하였다니 선수만이 선수를 알아보는 법.

  한 사람과만 살기에는 삶이 너무 긴 것일까? 이제 87세(여), 85세(남)가 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누구도 세월을 이기는 사람이 없다는 실감이 난다  43년 전의 <그녀>는 어떻게 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