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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칼럼> 지속가능한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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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병 희 |
사람은 태어난다. 누구나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난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태어나는 장소와 시간을 포함해서 어떠한 것도 본인의 의지를 출산의 과정에 관철시킬 수는 없다. 태어난 이후에도 수년간 비슷한 상황이 연속된다. 부모의 돌봄이 필수적인 시기가 지속되며, 안전적, 경제적 보호가 필요하다. 대략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까지는 부모의 관심있는 보호가 필요하다.
이 시기의 돌봄, 관심, 보호의 정도에 따라, 사람은 다양한 수준으로 성장한다. 아주 극단적인 비교로, 태어나자 마자 버려지는 경우와 재벌가의 아들로 태어나는 경우가 있겠는데, 이 두 아이의 20년 후의 미래는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태어나자 마자 버려진 아이는 그 부모의 책임없는 행동에 대한 형벌을 대신 받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이 버려진 아이가 어려운 난관을 딛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 가? 예를 들어 이 버려진 아이가 사회적으로 평균적인 수준의 사랑과 교육을 받지 못해서, 주변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어려운 어른으로 성장했을 경우나, 혹은 사회에 나쁜 영항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했을 경우에, 우리는 이 사람을 온전하게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태어남과 동시에 주어지는 이 심각한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불평등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어떠한 행동으로 표출하기 이전에 우리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자연스러운 일이다. 받아들이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아이는 그 아이의 길을 가는 것이고, 나는 괜찮은 집에서 태어났으니, 난 괜찮아. 난 그럭저럭 행복하니까. 난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야 하고, 더 노력해야 해, 그런 아이는 많지 않고, 그냥 잊어버리고 살면 되지. 그건 그냥 운이 없었던 거야. 사회적 관심으로부터 소외된 불우한 아이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다른 일반사람들보다 낮을 것이다.
세월호 사태를 통한 우리 사회의 단면은 평범한 가정이 불우한 가정이 되는 과정을 아주 축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청소년은 불우하다 못해, 갑자기 죽어버리는 경우로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경우인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가정 자체가 파괴된다. 불우한 가정이 행복한 가정으로 가기는 어렵고, 행복한 가정이 갑자기 불우한 가정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쉬운 상태라면, 우리 사회는 점점 살아가기 힘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불우하게 태어난 한 사람이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최소한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행복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가 되도록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정치라 할 것이다. 이런 계속된 노력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지속가능한 정치”라 한다.
[출처] 지속가능한 정치|작성자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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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7 토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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